대구와 광주의 달빛동맹은 두 도시 간의 단순 자매결연이 아닙니다. 대구와 광주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대표하는 도시이며 역사적, 정치적으로 반목과 갈등이 심했습니다. 특히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지역감정을 자극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두 도시는 쉽게 친해지기 어려운 곳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그렇듯이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으면 아흔아홉 가지 장점은 보지 않고 한 가지 단점만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점으로 볼 수 있는 것도 단점으로 생각하게 되며, 아주 사소한 단점조차 돋보기로 확대해서 보게 됩니다. 이런 관계에서 과연 협력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두 도시가 달빛동맹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나라의 위기에 맞서 함께 싸우고 연대한 역사적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채보상운동이 그랬고, 항일학생운동이 그랬으며, 2・28이나 5・18처럼 우리 현대사에 커다란 전기를 마련한 정치 민주화 운동이 그러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오늘의 달빛동맹을 낳은 저력입니다. 이를 위해 두 도시의 시민은 서로를 존중하고 다 함께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손을 잡았습니다. 이럴 때 작은 반목이나 갈등은 더 큰 연대 앞에서는 장애물이 될 수 없습니다. 서로 선입견을 배제한 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문제 없는 일이죠. 그런 마음의 바탕 위에서 존중하고 함께하려 는 공동체의 마음이야말로 달빛동맹을 더 찬연히 빛내 주지 않을까요?